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건 처음 지원서를 작성하면서부터였다. 다른 개발 동아리들은 ‘어쩌구 동아리 면접 후기’, ‘저쩌구 합격 후기’ 검색하면 포스팅이 쏟아져나오는데, CEOS는 그런 글들을 거의 찾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서강대만이 연합해서 활동하는 동아리이기 때문에 정보가 별로 없을 수 밖에 없겠다. 그래서 내가 적겠다! 뭐 이런 마인드.
CEOS는 신촌 유일 IT창업 동아리로, 신촌 소재의 네개 대학교가 함께 활동한다. 기획, 디자인, 개발(웹 프론트, 백엔드) 파트에 각각 10명씩 모집하고 있다. 학기중에는 정해진 커리큘럼에 맞게 스터디를 진행하고 방학기간에 MVP 개발을 완료한다. 나는 15기 프론트엔드와 16기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1. 서류
먼저 지원 당시에 내 상황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개발 공부를 시작한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3-4개월 정도 혼자 책과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했다. 개인 리액트 프로젝트 하나, 그리고 서버 파트로 수강했던 부트캠프 (라이징캠프) 프로젝트 하나.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고스락 프로젝트를 막 끝낸 참이었다.
지원동기. 이런 연합동아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기획과 디자인이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 협업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혼자 또는 주변 친구들과의 프로젝트를 하며 느꼈던 아쉬움과 고민을 풀었다. 내가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이 많았다. 프로젝트 구조를 이렇게 가져가는게 맞는건지, 남들도 분명히 똑같은 고민을 했을텐데 어떻게 해결했을지! 동아리에 들어오면 이런 고민들을 다같이 나누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원래 써봤던 기술 위주로 진행을 하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nextjs나 타입스크립트 같은 아직 잘 모르는 기술들을 공부해서 사용해보고 싶다는 둥의 생각을 함께 적었다.
협업. 지원서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갈등 해소 따위의 문항이다. 라이징캠프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해결했던 과정을 글로 담았다. 서버 개발자로서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했던 경험이 있다. ‘세오스에는 프론트엔드 파트로 지원하지만 백엔드로서 프론트 개발자와 협업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라는 의도였다.
트러블 슈팅, 프로젝트 경험. 협업의 과정에서 생긴 어려움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경험을 이 문항에 작성했다. 고스락 프로젝트와 같은 규모의 협업 경험을 가진 지원자가 많지 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나름 차별점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협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팀원들과 작업을 어떻게 나누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를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컴포넌트의 재사용과 일관성을 염두에 두고 페이지들을 꾸리고 디자인했다. 또한 스토리북을 도입하면서 컴포넌트를 개별적으로 만들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외에 기술적인 어려움과 오류들을 주로 해결하는 방법을 기억남는 예시 하나로 들어 간단하게 덧붙였다.
다른 개발동아리와 대체로 비슷한걸 물어보지만, 아무래도 창업동아리이다 보니 그에 관한 질문이 있다. 생각하고 있는 IT창업 아이디어를 적는 문항이었다. 이에 관련된 내용을 면접에서 다시 물어볼 수 도 있으니 구체적으로 생각해가는게 좋다. 구체적인 질문을 공개적으로 적기는 좀 뭐해서, 이정도로만 마무리하겠다.
총 8문항 정도 된다. 하루이틀 고민하면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양이다. 세오스 이후에도 많은 지원서들을 쓰면서 얻은 나름의 꿀팁이 있는데, 지원서를 쓰기 전에 말 그대로 왜 지원하려는지 ‘지원 동기’를 꽤 오래 고민해본다. 이 활동을 통해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고, 나는 동아리에 어떤걸 기여할 수 있을까. 그 두가지가 머릿속에서 정리되면 글은 쉽게 써진다.

이렇게 서류합격 문자가 날라온다. 이러한 개발 동아리 지원이 아예 처음이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어느정도이고 내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았다. 불안한 와중에 다행히 서류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공연을 앞두고 합주하느라 문자 답장을 잊고 있었다. 합주 중에 문자받고 헐레벌떡 답장한 모습..
2. 면접
면접은 온라인(구글 미트)로 진행된다. 정해진 시간 5분전에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면접시간이 되면 해당 파트 소회의실로 이동된다. 나를 포함해 3명의 지원자가 같이 면접을 본다. 면접관은 네다섯명정도 있었다. 내가 지원했을 때 프론트엔드 운영진이 두명밖에 없어서 이전 기수의 멘토 몇분이 더 계셨다. 질문은 운영진 두분의 거의 하시고, 멘토들은 답변을 듣다가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생기면 물어보시는 듯 했다.
공통질문 몇개 후에 개인질문 몇개 이렇게 이어진다. 공통질문은 질문을 말씀해주시고 세명이 순서대로 답변할 수 있도록 정리를 해주셨다. 다음 공통질문에는 아까의 반대 순서로 하는 식이다. 그룹마다 질문이 모두 똑같진 않은데, 비슷한 성격의 지원자들끼리 최대한 묶기 때문에 각 그룹의 성격에 맞는 공통질문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개인질문은 당연히 지원서에서 나온다. 같이 면접을 봤던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기술면접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나한텐 별로 안물어봤었다. 기술면접 준비를 많이해가서 약간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백엔드와 프론트를 모두 다 경험했었는데 왜 프론트로 지원했는지. 왜 프론트엔드 개발을 좋아하는 이유와 함께, 처음부터 프론트엔드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었고 백엔드 경험이 개발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뉘앙스로 대답했다.
협업할때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고스락 프로젝트를 하면서 깃허브를 사용했던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프로젝트 크기가 크지 않고 모두가 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브랜치를 파서 작업하고 병합을 반복했었다. 하지만 git-flow 등의 개념을 알고 있고, CEOS에서 프로젝트 시 적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디자인도 경험했다고 했는데, 만약 디자이너와 협업을 할때 디자이너가 갖고 온게 마음에 안들면 어떻게할건지. 사실 이런 질문은 답이 거의 정해져 있는거라 약간의 고민 후에 답했다. 만약 맘에 안드는 이유가 프론트 개발 상의 어려움이라면 관련 라이브러리들을 최대한 찾아보고 공부해서 구현해보려 노력할것이고, 단순히 디자인적인 문제라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레퍼런스 등을 가져와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해보겠다. 하지만 뱅키즈에는 개쩌는 디자이너 선생님들이 계셔서 그런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기술들을 써보고싶다고했는데, 만약 같이 협업하는 프론트 멤버가 역량이 안되거나 해서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할건지. 지원서에 작성한 문장(Nextjs와 타입스크립트 같은 것들을 사용해보고 싶다)을 보시고 하신 질문이다. 이 역시 답이 정해져있는 질문 같아서 고민을 좀 했지만 마땅히 생각나는게 없어서 솔직하게 말씀드렸던 것 같다. ‘아쉽기는 하겠지만 두달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프로젝트를 완성하는게 중요하므로 팀원과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적절한 기술을 선택하겠다 라고 답변했다.

그렇게 합격 문자를 받았다. 사실 첫 합격 공지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지된다. 아쉽지만 그 스크린샷이 날아갔다. 맥북이나 아이폰이나 용량때문에 스크린샷들을 최근에 싹 삭제했거든. 어쨌든 기분이 좋았답니다.

+ 다시 지원한다면?
지원자로서 그리고 운영진으로서 두번 리크루팅을 경험했다. 다양한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하고 면접을 보면서 어떤 사람들이 뽑히는지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100%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이니 대충 흘러 읽으셔도 좋다.
서류는 일단 꽉 채우고 본다. 면접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 서류에도 첫인상이 있는데, 그게 분량이다. 물론 쓸데없는 미사여구 집어넣어가며 채우라는 말은 아니다. 짧고 간단한 문장이지만 분량이 많은(어렵다!) 글을 보면 성의가 느껴진다.
흔한 사람이 되지 않기. 어쩌면 제일 중요한게 아닐까. 지원자가 그리 많지도 않았는데도 기억에 남는 분이 별로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런 분들은 대부분 불합격이었다. 기억에 남는 지원자들의 특징은 디테일이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디테일한 설명이 있으면 공감하기 쉽고 기억에 남는다.
사실 제일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 말투와 태도였던 것 같다. 자신감 넘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지원자들은 오히려 내가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더라. 평범한 답변을 하더라도 엄청 좋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이후에 나도 온라인 면접을 봐야하는 일이 있었는데, 최대한 그 사람들처럼 좋은 인상을 주고 싶었다. 내가 기대하는 나의 모습대로 비춰졌을지는 모르지만.. 의식을 한 것과 안한것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3. 활동
세오스 활동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지난회고에서 여럿 적어놨다. 대신 그때 당시(3월)에 개인 블로그에 적어놓았던 일기를 복사해왔다.

매주 과제가 올라오고, 그 과제를 풀리퀘로 제출하면 서로에게 코드리뷰를 달아주는 형식이다. 정말 좋은 기회라고 느꼈다. 혼자 공부하면서 정말 아쉬웠던 부분을 잘 채우고 있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매주 열명 정도 되는 팀원들의 코드를 다 읽고 리뷰를 달아준다. 이런 열쩡과 능력… 모조리 배워가야겠다!!

나도 다른 사람의 코드를 보면서 많은것을 배워가는데, 누군가가 나를 보고 배운다고 생각하면 정말 뿌듯하다. 열심히 해야겠다.
뭐 그렇답니다. 매주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서 과제를 제출한다. 동료들(그리고 심심한 운영진)은 정해진 파트너들의 코드를 보고 리뷰를 달고, 반영한다. 마지막 두 주차에는 백엔드 파트와 합동 스터디를 진행한다. 그 이전에 프로젝트 팀빌딩이 완료된다. 합동 스터디를 통해 팀원들과 미리 협업을 경험하고 레포지토리와 배포 등의 세팅을 구축해보면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준비로 넘어갈 수 있다. 벌써 16기까지 이어지면서 조금씩 최신화되고 업데이트된 만큼, 꽤 짜임새있고 이유있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기수 운영진으로 스터디를 준비하면서 커리큘럼을 새로 보완하기도 했다. 내 활동기수에서는 Next.js를 이용해서 블로그를 만드는 과제를 했었다. 데이터들을 따로 서버에서 받아오는게 아니라 프로젝트에 json으로 가지고 있다보니 서버사이드렌더링 연습에 적합하지 않은 과제였다. 이번 기수는 영화 데이터 오픈 API를 이용해서 넷플릭스 페이지를 클론해보는 과제를 해보도록 했다.
프로젝트
너무 개발 얘기만 쓴 것 같아서 팀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도 덧붙여본다. 프론트엔드 스터디는 매주 일요일마다 했고, 매주 수요일에는 전체 세션이 진행된다. 중간고사 기간 이전에는 로컬라이징과 비상관 제시어 등을 통해 기획 프로세스를 체험(?)해보는 세션을 한다. 개발자로 참여하면서 기획과 디자이너 분들의 능력을 무한 존경하게 되는 시간이 된다.
중간고사 이후에는 팀빌딩이 완료된다. 매주 수요일 세션 때 팀별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기획과 디자인 파트에서는 각자 팀의 기획과 디자인을 매주 디벨롭해 발표한다. 기획 발표에서 IA와 플로우차트,와이어프레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디자인 발표에서는 서비스의 와이어프레임에서 시작해 mid-fi, hi-fi로 디자인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CEOS가 아니었다면 쉽게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다섯 팀의 발표를 들으면서 얻어간 것이 꽤 많다. 서비스 기획을 할때는 어떠한 프로세스로 진행되는게 좋은지, UI와 디자인시스템 구축은 어떤식으로 하는지 등등. 고스락 프로젝트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기획과 디자인을 하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 거의 동일한 프로세스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기획과 디자인이 각자 팀의 작업을 하는 동안 개발 파트는 스터디를 진행하는 것이다. 스터디가 끝나면 어느정도 준비된 기획과 디자인으로 바로 개발에 들어갈 수 있는 커리큘럼. 정말 짜임새 있다. 주변인들에게 CEOS를 추천하는 이유! 그렇다고 수요일 세션마다 손가락이나 빨고 지켜보기만 하는건 아니고, 개발 계획과 개발 중간 상황 발표 등으로 참여한다.
네트워킹
사실 CEOS의 진짜 장점은 여기에 있다. 모두가 신촌권 대학생이라는 것. 특히 같이 개발공부할 수 있는 친구를 얻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 생각보다 학교 내에 개발에 열정을 가지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그런게 아쉬운 분들을 위한 GDSC 홍익 많관부. 서로 동기부여 받으면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안 궁금하던거도 궁금하게 만들어주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쟤 때문에 갑자기 궁금해져서 리액트에서 훅의 작동원리에 대해서 공부를 좀 했다. 조만간 정리해서 포스팅해야겠다.
그 외에도 CEOS 한 기수면 신촌의 맛있는 술집들은 웬만하면 갈 수 있다. 홍대… 정말 별로다. 신촌이 진짜다. 너스레. 타이완소야. 서강포차. 우리들의 공간, 포석정. 정말 좋은데가 많더라.
↑ 난 어쩌면 이 한두문장을 적기 위해서 앞에 서류며 면접이며 주저리주저리 써놨던게 아닐까.
어쨌든, CEOS 지원을 고민하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