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 지원 후기를 거의 두 기수가 끝나갈때 즈음 작성했는데,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좀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미리미리 쓴다. 넥스터즈 22기 프론트엔드 서류 지원, 면접, 합격, 그리고 두번의 세션 후기.

넥스터즈라는 동아리를 알게 된건 1년 전쯤이다. 작년 이맘때에 개발 공부를 시작하면서 여러 동아리들을 찾아보았었다. 아무런 포폴도 실력도 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떤 동아리들을 보아도 그림의 떡이다. 그 중에서도 넥스터즈는 완전 높아보였다. 블로그나 에타에 올라온 글들에서 ‘제일 들어가기 어렵다’, ‘1티어다’ 하는 말들을 언뜻 봤었다. 그런 티어는 누구 맘대로 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직장인들도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붙기 많이 어렵고 수준이 높다는 뜻이겠거니. 그래서 마냥 멀게만 느껴졌다.
넥스터즈는 지금까지 해왔던 동아리와는 다르게 두 기수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수료로 처리된다. 그 이후엔 언제든지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 외에 컨퍼런스나 스터디 등이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인지 현직자의 비율이 꽤 높다. 기존 멤버가 아니어도 신규 기수 중에서 절반 이상이 현직자인것 같다.

그러고 1년동안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 넥스터즈 22기 모집이 열렸고, 방학 때 한번 빡세게 살아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지원을 했다. 휴학을 하고 다른 개발동아리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수준높은 현직자분들과 함께 프로젝트하면서 강하게 크는게 부러웠다. 그런 내용으로 서류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1. 서류
지원동기. 바로 위에서 말한 내용을 위주로 적었다. 넥스터즈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말하는 지원동기가 백이면 백 ‘현직자와의 협업과 폭풍성장’일 것 같아서 조금 더 생각해보았다. 홈페이지에서 단순히 프로젝트만 끝내고 마무리되는 동아리가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공모전, 스터디 등이 자율적으로 진행되는 커뮤니티로 홍보되고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개발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인적인 인프라와 네트워킹이 중요함을 느끼고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추가로 붙여 넣었다.
내 강점. 사실 가장 자신감없이 적었던 문항이다. 기가 죽어있는 상태로 지원했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두가지로 정리해서 작성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항상 더 나은 UX에 대해 고민하며, 디테일에 욕심이 있다는 점. 그리고 블로그를 작성할 때 내가 사용했던 기술과 코드를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민하고 느꼈던 과정을 남기고 공유하려고 한다는 점. 이 두가지 강점이 넥스터즈라는 큰 규모의 커뮤니티 내에서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협업 경험과 갈등 해결. 제일 힘들다. 감사하게도 너무 좋은 팀원들을 만나왔던 덕분에 이렇다 할 갈등이 없었다. 협업을 하면서 종종 혼동이 생길 수 있는데, 그 때 해결했던 대안을 적었다. 전체 개발을 스프린트 단위로 나누고, 스크럼을 통해 자주 진행상황을 공유했던 경험을 썼다.
가장 열정적으로 깊이 있게 탐구해본 경험, 그로부터 배운 것. 신선한 문항이었다. 어떠한 개발 관련 기술을 깊이 있게 공부했다고 쓰면 면접 때 깊이 있게 물어볼 것 같아서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근데 그럴 필요도 없던 것이, 가장 열정적으로 개발 공부를 했던 경험이 딱 생각 났다. 여기 블로그에도 몇번 적었던 ‘군대 락드림 플레이어’였다. 인터넷이 안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처음으로 서비스 기능을 기획하고 구체화해보는 경험과 백지부터 스스로 공부해 적용해보는 경험이 너무 즐거웠다 - 는 내용을 작성했다. 이 경험이 이후 공부 방향에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외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 및 대외활동, 깃허브 주소와 추가 포트폴리오 주소를 적어내는 문항이 있다. 블로그와 포트폴리오 정리에 자주 시간을 써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일단 내가 보기엔 그런데, 남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네. 서류심사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더라도, 평소에 했던 고민과 삽질을 기록해온게 많은 면에서 도움이 된다. 포트폴리오와 블로그가 내 지원서 내용에 어느정도 증거가 될 수 있다. 또 지원서를 작성할 때도 내 블로그를 다시 읽으면서 쓰니 한결 수월했다. 다른 잘하시는 분들의 블로그를 보면 초라해지는 내용이지만,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12시가 되기 직전에 서류 합격 메일이 왔다. 얼마나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을지.. 벌써부터 면접이 긴장되는 메일이었다. 자기 입으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 있는 자신감. 크으으.. 코오오..👍
2. 면접

예고된대로 20분정도의 시간이 딱 정해져서 공지된다. 줌으로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전에 봤던 블로그에선 강남쪽에 있는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한대서 기대 반 긴장 반 갖고 있었지만..운영진분들과 이전 기수 프론트엔드, 총 세네분 정도가 면접관+서기로 들어와계셨다. 나 포함 두명이 그룹으로 함께 인터뷰를 했다.
기술면접이 꽤 깊게 들어온다고 들어서 준비를 많이 해갔다. 기술 관련 질문이 있긴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준비한 내용은 물어봐주질 않는다. 기술 보다는 인성 위주의 면접이었다. 나중에 듣기로는 대학생과 현직자와 질문 수준에서 어느정도 차이를 두는 경우도 있다고. 그 덕분인가 싶다. 같이 면접 본 사람도 나와 같은 대학생이었다. 비슷한 분류로 그룹을 묶는 것 같다.
팀 내에서 협업을 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오..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섣불리 대답하지 않고 어느정도 고민한 후에 대답했던 것 같다. ‘내 역할에 맞는 일을 찾아하기’ 라고 대답했다. 대학에 들어와서부터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팀에서 다양한 역할로 활동을 해왔다. 세오스에서는 활동 기수엔 스터디원으로, 다음 기수엔 운영진의 역할로 각각 참여했다. 프로젝트를 할때는 프론트 개발 파트의 일원으로도, 파트의 리더로도 모두 진행했었다. 비슷한 일이더라도 내 역할에 따라 해야 하는 일이 달랐다. 그 경험을 통해 느꼈던 점을 말씀 드렸다.
실패했던 경험. 면접 전 날에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했던 얘기가 그대로 면접에 나와서 깜짝 놀랐다. 플러터로 개발하기로 했던 ‘오쥬’ 프로젝트를 중간에 포기했던 경험을 말씀드렸다. 의욕이 앞서 벌여놨던 일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과, 팀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 고민하느라 이렇다할 대처를 하지 못했던 일. 이렇게 두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 실패로 인해 깨달은 점과 함께 이번 넥스터즈 활동을 위해서 미리 방학 스케쥴을 정리했다는 어필로 마무리했다.
자기소개와 위 두 질문이 공통질문이었다. 이후론 개별질문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지원서에 작성해주었는데, 나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첫번째 질문과 똑같은 맥락에서 답변했다. 역시 내 역할에 맞게 행동한다. 스터디원, 일반 멤버로 활동할 때와 운영진으로 활동할 때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려고 노력하는지. 답변을 하고 나니 짧은 것 같아서 MBTI를 곁들어서 이야기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굉장히 횡설수설한 것 같다. INFJ의 가장 큰 특징인 ‘페르소나’를 언급했다. 뭐 나름 일리 있는 답변이었다고 생각한다ㅋㅋ
타입스크립트의 유틸리티 타입 중 레코드 타입이 뭔지. 레코드 타입을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다른 유틸리티 타입들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으로 다시 해주셨다. Pick과 Partial, Omit 등을 직접 프로젝트에서 사용했던 경험을 예로 들어 말했다. 휴.
리덕스와 리코일의 차이. 오래 써왔던 라이브러리였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다행히 어느정도 예상했던 질문 내에 있었다.
게시판 조회수 업데이트를 리액트 쿼리를 이용할 때 어떻게 구현할 생각인지. 이런 유형의 질문도 처음 받아봐서 조금 당황했다. invalidateQueries를 사용해서 게시글을 클릭할 때마다 새로 조회수 데이터를 패칭하겠다.. 라고 이야기했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되게 별로인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조회수가 엄격하게 실시간 데이터로 보여져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그냥 클라단에서만 +1 업데이트되는게 불필요한 api요청이 없어서 더 좋을 것 같긴 하다.
3. 최종 합격

겨우 문 닫고 들어갔다. 학점은 항상 문열고 들어가더니… 넥스터즈 이전까지 인턴이나 동아리나 떨어진게 있었어서 자존감이 약간 내려갔었는데 다시 확 올라가는 날이었다. 완전 맛있는 양꼬치까지 먹어서 더 행복했음.
글을 쓰는 지금은 팀빌딩이 완료되고 두번의 세션을 진행했다. 넥스터즈 운영진을 위한 출석 web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엔 별로 관심이 없었다가 PM님의 PR 슬라이드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개발을 하면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명확해서 좋았다. 지금은 초기 세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팀도 그렇고 다른 팀들도 그렇고 현업에서는 yarn berry가 거의 기본적으로 쓰이는 것 같다. 같이 프론트하는 팀원분들은 현업에서 몇년차 되는 분들이라 초기 세팅할때는 뭔가.. 의견을 따라가게 된다. 터보레포와 Next를 사용하기로 했다. 넥스터즈 시작 전에 모노레포를 미리 경험해봐서 다행이다.
그동안 내가 또래에 비해서 뒤쳐지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상에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군대를 좀 더 일찍 갔어야 했나?’ 혹은 ‘다들 언제부터 공부를 시작한거지?’ 하는 별의별 생각들이 들 때 쯤, 뺨 한대 후려치고 내 할 일 하러 가는게 맞다는 결론이 났다. 이 젊음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