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던 선일운체와 윤영디비를 듣게 되는 바람에, 2학기에 세오스 운영진 외 다른 활동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덕분에 학교 신생 개발 학회에 코어 멤버 어쩌구 하는걸 지원해보려고 했던 생각도 바사사삭.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쓰다만 지원서는 남아있고, 지원서를 쓰면서 꽤 많은 생각을 했다.
공고 노션을 보고 꽤 놀랐습니다. 실제로 이전부터 ‘개발을 배우려고 해도 마땅히 배울 수 있는 곳이 없고 방향을 잡기도 힘들다. 특히 홍대 안에서’ 라는 생각을 꽤 오래 해왔습니다.
대학생끼리의 개발 커뮤니티의 부재 역시 이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몇주 전에도 에타 컴공게시판에 ‘개발 얘기 많이 할 수 있는 개발자 커뮤니티같은거 있음?’ 따위의 질문을 올린적이 있을 정도로 답답함을 많이 느껴왔습니다.
세오스 활동을 하면서 정보 공유도 많이 하고 개발 얘기를 나누면서 어느정도 충족은 됐지만, 역시 학교 내에서는 여전히 마땅하지가 않습니다. 학교 내 커뮤니티가 부족해서 학교 밖으로 눈을 돌린다는 글도 많이 공감이 됩니다.
전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군대에 있을때 대학교 동기가 먼저 개발에 관심을 가지면서 저에게 ‘이런게 있다 저런게 있다’ 등의 얘기를 많이 해주었고, 그로 인해 흥미를 느껴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코드 관련 질문부터 기초 로드맵까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 때문에 이제 공부를 막 시작하려는 후배들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후배 친구들이 개발 공부를 시작할때 웹 프론트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구
동기들과 플젝을 하면서 - 세오스 운영진으로 다음 기수를 모집하면서 - 에타 컴공게에서 몇몇 글들을 보면서 - 괜시리 겁을 먹거나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게 됐다 (그러면서 ‘나는 어땠지’ 라는 생각도 종종). 그 맥락에서 보면 난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어쩌다보니 주변의 영향을 받아서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이러쿵 저러쿵한 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다.
- 라는 내용으로 지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건, 블로그에서 이어서 쓰는 1년동안 어떤 이러쿵 저러쿵을 했는지에 대한 회고글이 되겠다!!

1. 전역 회고가 먼저
사실 ‘전역 후 1년 회고’ 이전에 ‘전역 회고’ 먼저 쓰려고 했다. 근데 미루고 미룬지 벌써 일년이 되어가기 때문에… 그래도 블로그에 쓰던 게 몇개 남아있는데, 이거라도 아까워서 옮기고 시작해야지.
블로그를 시작했다.
사실 작년부터 이런저런 기록들을 여러번 시도했다. 훈련소에서는 편지지에 빼곡하게 하루를 적어서 집으로 대여섯장씩 보냈다. 자대에서는 조그만 수첩을 사서 매일 일기를 썼다. 통신근무를 갈 때마다도 공책에 공부한 것들을 정리하면서 같이 이것저것 끄적였다. 겨울에는 인스타 비공개 계정을 파서 이런저런 것들을 올렸다. 전부 다 한두달 뒤에 흐지부지 되었다.딱히 동기부여가 없었어서 그런가 싶다. 무언가를 기록해놓고 봤을 때 성취감이나 소소한 관심이 있으면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다. 블로그로 기록을 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나도 따라 블로그를 시작했다. 며칠동안 열심히 써서 올린 글들이 쌓이는 걸 보는 것이 재밌다. 주변 친구 몇몇이 달아주는 댓글을 보는 것도 재밌다. 이번엔 꽤 오래가는 것 같다.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보니 어어어엄청 오글거린다.)
휴대폰이 있어도 할 게 없다. 유튜브 새로고침을 몇번이나 해도 이끌리는 썸네일을 찾기가 참 힘들다. 넷플릭스는 일주일에 한번 슬의생 볼 때만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세시간동안 노래 들으면서 인스타 보는게 전부인데, 인스타도 몇분 보면 더 볼 거 없잖아. 자연스럽게 남는건 노래듣는 일 밖에 없다.
노래를 꽤 열심히 듣게 되었다. 디깅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원래 듣지 않았던 노래를 찾아 듣는 게 취미가 되었다. 대표곡 몇개만 알고 있었던 가수의 전 앨범 전 곡을 들어본다거나, 좋아하는 가수와 비슷한 음악을 하는 가수의 앨범을 들어본다거나. 아니면 옛날에 한참 듣던 곡을 오랜만에 들어본다거나. 재밌다. 쓸데없이 유튜브 돌아다니는 것보다 훨신 영양가 있게 개인정비 세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자우림과 오아시스의 모든 정규 앨범을 다 들었다. 오래 걸렸지만 제일 내 취향이다. 3호선 버터플라이와 스트록스도 자주 들었다. 비틀즈가 굉장히 멋있는 밴드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라디오헤드의 Kid A는 여전히 어렵다.
멜론에는 ‘나만의 차트’ 라는 페이지가 있는데, 내가 몇년도 몇월에 어떤 노래를 많이 들었는지 보여준다. 가끔씩 들어가서 보면 되게 재밌다. 2018년 여름에는 데이식스 노래를 많이 들었고 2019년 초에는 정말 검정치마 노래밖에 없다. 고스락 공연을 앞두고 있는 달에는 항상 합주곡이 1등부터 4등이다. 중간중간에 멜론을 해지했을 때가 있는데, 이 시기에는 아무런 기록이 없다. 분명히 멜론이 아니라 다른 앱으로도 열심히 들었을 텐데. 그래서 지금이라도 어디다가 적어두기로 했다. 나중에 와서 봤을 때 ‘아, 군대에서 이런 노래를 많이 들었구나’ 라고 기억할 수 있게. 블로그를 시작하기 정말 잘했다.
짬을 채워갔다.
2월은 엄청 추웠다. 툭하면 밖으로 나가서 주특기 관련 일을 시켰다. 중순에는 혹한기 훈련이 있었다. 코로나 덕분에 크게 빡센 훈련은 아니었다. 숙영을 했다. 동기 한 명과 같이 텐트를 썼다. 나름 재밌었다. 제설을 매우 자주 했다. 이건 숙영만큼 재밌지는 않다. 그래도 그때만의 느낌이 있었다. 음. 딱히 좋은 느낌은 아니네. 우글거리던 선임들도 조금씩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일도 꽤 능숙해졌다. 그만큼 일이 많아졌다. 덕분에 시간이 빨리 갔다.3월은 정말 금방 지나갔다. 연합 지휘소 훈련을 했다. 2주 동안 야간 근무를 뛰면서 선후임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책도 많이 읽었다. 밀린 공부도 많이 했다. 이코테 책을 (눈으로만) 뗐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 빨리 전역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새삼스레 들었다. 훈련으로 거의 한 달을 채웠다.
4월이 되자 시간이 갑자기 멈췄다. 두 가지가 크게 불만이었다. 하나는 전역 전 휴가가 사라질 수 도 있다는 뜬소문과, 다른 하나는 휴가 티오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 이 꼬라지면 9월 전역은 무슨 휴가도 못나갈 것 같았다. 10월까지 버틸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 휴가를 나가고 싶었지만 자리는 몇 없었다. 그렇게 한번 밀리고 두 번 밀렸다. 결국 5월 말이 다 되서야 휴가를 다녀왔다. 두 번째 휴가였다.
전역 직전 (위의 두 개보다 좀 더 나중에 썼나보다)
임시저장을 해놓았던 글을 지금 다시 보는데 굉장히 오만했다ㅋㅋ. 지금 생각하기엔 전혀 공부라고 할 수 없었던 공부였다. 애초에 책으로만 공부한다는 건 말이 안됐어.휴가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나는 뭘 하냬 저걸 하냬. 전역하고 복학하면 벌써 3학년에 졸업까지 2년 반이다.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시간만 보내면 그땐 정말 대형사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거의 아무것도 못하는 말하는 감자거든. 부대 복귀하자마자 웹 개발 관련 책을 두권을 샀다. ‘노드 교과서’와 ‘리액트를 다루는 기술’. 매일 진도를 조금씩 나갔다. 일과 시간에 생활관 안에만 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짬이 되었다. 전공 관련 책들을 많이 샀다. 그렇다고 많이 읽은 건 아니구.
…
뭐. 여기까지 쓰다 말았다. 나머지는 사회 나가서 쓰려고 했던것 같은데, 쓸리가 있나. 그렇게 일년동안 임시저장에. 사실 군대 있을때 공부보다 오아시스에 꽂혀서 노래만 듣다 나왔다. 최고의 락스타야. 다큐멘터리까지 결제해서 보고 그랬음. 어쨌든. 군대에선 대충 책으로 깔짝대다가 근무시간에 바닐라js로 락드림플레이어같은거 만들고 깨작대는, 뭐 그런 말년을 보냈다. 락드림 플레이어 코드.
개쓰레기같은 코드지만 개발자인생 첫번째 프로젝트로선 매우매우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병장때는 중대장님께서 식당청소 담당 랜덤 뽑기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 하셔서 해드렸다. 뿌듯하다. 나를 포함한 동기들의 확률을 조금 낮춰놓아서, 전역할때까지 식당청소는 걸리지 않았다. 아무도 모를걸.
그 즈음에 개인정비시간에 폰 받으면 벨로그 구경하는 취미가 생겼다. 지금까지도 계속 동기가 되어주는 글들을 그때 많이 읽었다. 보통은 다른 이름 모를 개발자들의 회고들이었음. 이 분의 회고글이나 요 분의 회고글. 생각날때 종종 들어와 여러번 읽었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이신 것 같음. 꽤 많은걸 느꼈는데, ‘개발을 처음 시작해서 1년만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구나’ 라는 희망과, 한편으로는 군대에서 썩는동안 양질의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랜만에 꺼내는 사진)
2. 개강 준비
그렇게 전역을 하자마자 군대에서부터 그토록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했다.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답답함이 한결 풀리는 기분이었음. 책으로만 보던 리액트를 다루는 기술을 드디어 코드로 따라해봤다. 하놔. 지금 생각해보니까 진짜 불쌍하다. 반딧불로 공부하는 형설지공 어쩌고였다고. 리액트와 웹 개발 관련한 무료 강의는 최대한 찾아서 들었던 것 같다. 노마드 코더, 제로초 등의 강의와 몇몇 인프런 인터랙티브 웹 강의였다. 그래도 이제 걸음마는 뗐다!!
군휴학 기간이 반년정도 남아있었다. 개강 전까지 뭐라도 해놓자는 마인드였음. 무언가 빠르게 공부할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게 돈주고 공부하기였음. 스파르타 코딩클럽과 라이징캠프를 연속으로 했다. 둘다 한달에 40-50? 정도 되는 가격의 캠프였다. 그 값어치를 한다고 물으면 정답은 ‘절대 아니오’이지만 뭐, 도움이 안되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스파르타 코딩클럽
사실 꽤 괜찮았음. 기초를 잡기에 좋았다 (그렇다고 돈값을 하나? - 그건 아니다) 클라이언트와 서버가 어떻게 통신을 하고, 웹 프로젝트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건지 와닿지는 않았다. 스파르타 코딩클럽에서 제공하는 기초 강의를 들으면서 어느정도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aws EC2를 처음 접할때 스파르타에서 떠먹여주는대로 받아먹은것도 편한 점 중 하나였음.
스파르타의 최대장점은 5주동안 강의를 듣고 다음 3주동안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3주동안 개인 멘토를 붙여주는데, 운좋게 좋은 멘토분을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 것 다 여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같이 교육을 듣는 다른 사람들은 스파르타에서 배운대로 바닐라+jQuery와 Flask를 이용한 간단한 프로젝트로 마무리하는데, 난 군대에서부터 공부해왔던 리액트를 써보고 싶었다. 탑스터 이미지를 만들고 이미지를 공유하는 SNS 서비스를 구현했다. 개인 프로젝트로서 이정도 규모로 개발하는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상태관리 구조때문에 많이 애먹고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이벤트나 파일 등을 다루어보면서 자바스크립트에 대한 공부도 되었다. 웹디자인은 몇번 해보았지만, 실제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디자인과 개발까지 했던 경험도 이후의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의는 모르겠지만 돈값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라이징 캠프
고민하다가 프론트가 아닌 서버로 지원을 했다. 커리큘럼을 봤을때 리액트를 돈주고 공부한다고 해서 얻어갈 수 있는건 없을 것 같았다. 라이징캠프도 스파르타와 비슷한 형식이다. 한달동안 교육을 듣고 2주동안 프로젝트를 한다. 클라이언트로 교육을 듣는 사람들과 한 팀이 되어 실제 서비스들 중 하나를 클론코딩하는 것이 과제. 우리 팀의 경우 쿠팡이었다. ERD를 구상하고 API들을 뽑아내보았다. nodejs를 이용해 CRUD를 구현하고 배포하는 과정까지 해보았다. 앞으로 프론트앤드로만 프로젝트를 한다고 생각해보면, 결과론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특히 관계형 디비를 처음 공부하게 됨과, aws S3, ec2, nginx, pm2 등의 기술을 처음 공부해 사용해본 경험이 이후에 어느정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민준이과 같이 서버파트를 맡았고, 모르는 네이티브 수강생 두분이 클라이언트 파트를 맡았다. 작업의 순서를 정하고 명세를 작성하고 깃을 관리하는 등등의 협업도 처음이었다. 꽤 재밌었다!! 라이징캠프에도 멘토가 파트당 한분씩 붙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사실 sql에 대해서 깊이 알진 못하다보니까 내가 못알아쳐먹은걸 수도 있음. 이번 학기 디비 수업을 열심히 들어보겠습니다.
또.. 라이징캠프를 하면서 기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 매주 과제를 하고 정리를 해서 발표를 해야했다. 처음엔 벨로그에서 시작을 했는데, 시리즈 기능이 생각보다 불편하고 글씨들이 죄다 크게 나와서 티스토리로 옮겼다. 그 김에 꾸준히 기록하려고 노력중이다. 물론 잘 안되지만^^

3. 개발동아리 고스락
기획과 디자인, 프론트앤드 파트를 맡아서 했다. 어느정도 규모가 되면서 실제 사용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는 처음이었다. 제일 많이 배웠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해보는거 자체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애초에 이런 플젝을 해볼 기회가 몇 없다. 그 의미에서 어느정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웹디자인을 취미로 몇번 해본게 다였는데, 실제로 한번 써먹어봤고. Socket.io, redux thunk, Storybook 등 새로운 라이브러리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정을 갖고 만든 사이트에서 티켓이 한매 한매 판매될 때마다 신났던 경험은 되게 소중했음.
FE 레포 / Storybook 레포 / 관련 포스팅[1]

고스락에 들어오고부터 많은 애정을 쏟았다. 학생때부터 어딘가에 소속되어서 일하는게 취미였다. 공연도 매번 하고 디자인 개발도 하면서 거의 고스락 공무원처럼 지냈던 것 같음. 그렇게 새내기부터 지금까지 무언가를 계속 해온 결과가 꽤 있다. 카카오 채널과 유튜브를 새로 파서 운영하고 있다. 상상마당 공연 때 티켓 판매를 위해서 임시로 만들었던 채널은 지금 웹사이트를 통해 티켓 판매를 할 때도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신입생 모집은 소모임 기능과 온라인 웹페이지 홍보 등을 통해서 우리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지원자를 모았다(웹사이트 덕분 맞겠지?? - 라고 마음대로 생각하는 중).
티켓 예매페이지는 2번에 걸쳐서 개발했다. 첫번째 플젝 이후 6개월만에 2번째 버전을 개발하면서 지난 한 학기가 정말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걸 느꼈다. 나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도 고스락을 통해 개발을 시작하고 공부해나가고 있다. 과 내 여러 동아리중에서 밴드 동아리인 우리가 제일 개발 잘할걸ㅎㅅㅎ. 이젠 아니겠지만.
FE 레포 / 데모 페이지 / 관련 포스팅[2]
4. 개강
정신없이 보냈던 한 학기였다.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개발이고 뭐고 일단 학교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들었다. 덕분에 한번도 못받아봤던 4점대 학점을 받았다. 원래는 교양 다 버리고 전공학점만 열심히 챙겼는데, 처음으로 교양까지 안놓고 열심히 해봄. 다 지나서 결과를 보니 나름 뿌듯하다.
사실 스트레스를 정말정말 많이 받았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서 일을 잔뜩 벌려놨다가 감당을 못할 정도까지 이르렀다. 결국 두달간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가는게 맞다고 속으로는 생각하면서도, 친구들과 하는 프로젝트다 보니 미안해서 얘기를 못꺼내고 있다가 생긴 일이었다. 미리미리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걸 하는 후회가 있다.
그 외에도 개인적인 일 몇개가 겹쳐서 여러모로 힘들었다. 그래서 좋은 노래들을 많이 들었다. 되게 치열하게 들었음. 도움이 됐을까? 잔잔할 때 들어오는 베이스가 은근 위로가 되더라.
신촌 연합 IT 창업동아리 CEOS
올해부터는 매달 무언가를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이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졸업까지 2년 동안 무얼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CEOS에 지원했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기획, 디자인과 협업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프로젝트 경험과 열심히 정리한 블로그가 합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원서라는걸 오랜만에 써보았다.
1. CEOS에 지원한 동기와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점을 서술해 주세요. (300자 이상)
지금까지는 혼자 또는 주변 친구들과 간단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디자인 전공자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또는 “다른 개발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고민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습니다.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고민하고 애정을 듬뿍 담은 결과물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제일 기대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CEOS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원래 써봤던 기술 위주로 진행을 하게 되는데, 이번 기회에 nextjs나 타입스크립트 같은 아직 잘 모르는 기술들을 공부해서 사용해보고 싶습니다.
지원서 쓰는 꿀팁 : 진심을 담아서 써보자(ㅎㅋ). 하나도 도움 안되는 말이지만, 정말 맞는 얘기라고 생각함. 지원서를 쓰기 전에 말 그대로 왜 지원하려는지 ‘지원 동기’를 꽤 오래 고민해보았다. 동아리를 통해서 무엇을 얻어가고 싶은가??
- 다른 디자이너, 개발자들은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지
- 열정있는 사람들과 만나 애정이 담긴 결과물을 만들기
- 안 써본 기술 써보기
지원서에 지원동기로 적어놓은 것들은 전부 얻어갔다. 매주 스터디를 진행하고 과제를 제출한다. 서로의 코드를 보고 리뷰를 해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코드를 한줄한줄 읽고 리뷰를 적는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여덟명의 좋은 친구이자 팀원들을 만났다. 두세달 동안 귀여운 뱅키 보면서 열심히 코딩해왔다. 지금까지도!! 처음 타입스크립트 과제를 마주했을 때의 공포 덕분인지, 지금은 타입스크립트를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정말 편하다. NextJS는 딱히 좋아하진 않지만 1-2주동안 정말 많은 삽질을 하면서 많은 공부가 되었다. 학교 과제를 하는 시간 외에 거의 대부분을 CEOS 과제에 투자했거든. 세달 전에 적은 지원동기와 세달 동안 쌓인 내 잔디를 번갈아 보니 꽤 뿌듯하다.
뱅키즈 (BANKIDZ)
CEOS에서 시작한 프로젝트. 어린이에게 실전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이다. 정말 좋은 팀원들을 만났다. 덕분에 세오스 공식 마지막 행사인 데모데이 이후로도 계속 이어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열심히 막바지 작업중이다!! 곧 스토어에서 볼 수 있을거야.
디자이너가 주는 디자인대로 작업을 하다보니 마크업이 중요하다. 덕분에 css 실력이 매우매우 늘었다. 작업 속도가 정말 빨라졌다. css 깎는 장인이 되어가고 있음. 안 그랬다면 매일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뷰를 감당 못했을걸.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다보니 디렉토리 구조와 상태관리도 정말 중요하다. 플젝을 하면서 지금까지 폴더 구조를 네다섯번은 갈아 엎었다. 아직도 어떤 방법이 최적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팀원 중 한명이 이수중인 42서울을 통해 멘토 한분에게 멘토링을 한번 받은적이 있는데, 프로젝트를 할때 구조에 대해서 고민하고 더 나은 기술스택에 대한 고민을 해야된다고 전해들었다. 단순히 트렌드라고 사용하는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러한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 그런 부분들을 뱅키즈를 통해 공부하면서 느끼게 된 것 같아 좋다.
처음엔 redux thunk를 사용해 스토어 안에서 서버상태를 같이 관리했다. 하지만 계속 뷰가 바뀌고 앱이 들어오면서 조금씩 React Query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앱에서 웹뷰로 감싸면서 딥링크를 통해 특정 페이지로 바로 들어올 수 있어야 했는데, (원래는 상위 페이지에서 패칭해왔어야 하는) 데이터가 없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매번 스토어에 값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패칭하기보다 리액트쿼리를 이용하면 편하게 할 수 있었음.
5. 어라 왜 또 개강이지
6월에 종강하고 방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학교에 갔다. 학교 다닐때 만큼 바쁘게 살았던 것 같음. 덕분에 잔디는 잘 자라고 있다. 공연 두탕과 병행해서 준비하려다 보니 죽을맛이었다. 2학기 때는 진짜 쉬엄쉬엄 살아야지.
개강 첫날에 기초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이 약간 웹개발을 혐오하시는 분 같음. 컴공 교수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어쨌든,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 대다수의 사람들은 네카라쿠배 따위의 서비스 기업에 가기 위해 웹 공부를 한다. 하지만 그건 전체 컴퓨터 공학 산업의 10%밖에 안되는 부분. 나버지 90%의 영역에선 어떤 재밌는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것. 10% 밖에 해당 안되는 웹서비스 개발같은 ‘잡기’에만 매달리게 되는 것이고, 결국 레드오션에 빠지게 된다~~…
이번 학기에 계획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하고 마무리 해야겠다.
1) 스프링 강의를 샀다.
위에서 말한 10% 중에서도, 지금은 프론트앤드 개발만 파고 있으니 결국 컴퓨터 공학의 5%에도 해당 안되는 공부만 하고 있는거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10%라도 열심히 채워보려고. 이번 학기 수업 중 두 과목이 스프링을 다룬다. 학교 공부하는 겸 자바와 스프링을 공부할 계획이다. ‘전공자라는 사람이 자바 한번도 안써보고 졸업할건 아니잖아요??’ : 교수님이 실제로 한말이다. 심장을 푹. 자바는 처음이라 조금 무섭다. C++이랑 크게 다를 건 없다니까 해보면 되겠지. 으악.
2) 학교 CS과목을 열심히 듣자.
가장 중요한 학기이다. 시간표가 망해서 자리 빈 강의로만 꾸역 꾸역 채웠지만 지금 보니 꽤 괜찮다. 오히려 좋은 일일 수 도 있겠다 (감사하다!!).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인공지능 등등 드디어 뭔가 재밌는걸 배우는 느낌. 디비와 인공지능 모두 프로젝트 과제가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학기에 따로 플젝을 시작하지 않는것도 그 까닭이다. 매 수업을 듣고 정리해서 블로그에도 기록할 예정!!
3) 세오스 운영진 활동.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15기로 활동할 때 파트장이 되게 열정적이었다. 첫번째 과제에는 거의 모든 사람의 코드를 읽고 리뷰를 정말 정성스레 달아주었다. 기수 사람들끼리 친해질 수 있도록 네트워킹도 열심히 열고 모각코도 열심히 열더라. 그렇게까지는 못해주겠지만 그래도 내가 저번 학기동안 세오스 활동을 하며 얻은것들을 어느정도는 돌려주고 싶다. 근데 잘하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이 뽑혔다. (코딩 잘하는 사람이 지원서도 잘쓰고 면접도 잘본다..욕심쟁이들) 과연 내가 뭐 알려줄 게 있을까..?